자작나무 합판, 줄여서 자작 합판으로 선반을 짠다고 해봅시다. 결이 곱고 단면이 깔끔해서 그 자체로 마감이 되는 판재입니다.
문제는 이렇습니다. 두께가 30mm도 안 되는 얇은 자재를, 100mm가 채 안 되는 좁은 공간에 물려서 튼튼하게 고정할 수 있을까요. 물론 방법은 있습니다. 타카나 나사못으로 박으면 됩니다. 타카는 압축공기로 가는 못을 박아 넣는 목공 공구예요.
하지만 조건이 하나 붙습니다. 자작 합판이 겉으로 드러나는 마감재라면, 타카 자국이나 나사 머리를 함부로 남길 수 없습니다. 못 자국이 그대로 보이니까요. 이렇게 고정 수단이 묶이면 20년 차 목수도 선뜻 자신하기 어렵습니다.
해결의 실마리는 속과 겉을 나누는 것입니다. 먼저 눈에 안 보이는 일반 합판으로 고정을 확실히 잡아 둡니다. 여기엔 타카든 나사든 마음껏 써도 됩니다. 그 위를 얇은 자작 합판으로 덧대 감싸 주면, 고정력은 속에서 이미 확보됐고 겉은 못 자국 없이 깔끔하게 남습니다. 두 겹으로 나눠 붙였기에 가능한 방식 — 이게 기법으로서의 투피입니다.